카라반 캠핑 준비물, 직접 가보고 느낀 불편한 점들
주변에서 카라반 캠핑이 편하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지난달에 큰맘 먹고 가평 쪽으로 예약하고 다녀왔습니다. 텐트 칠 일 없으니 그냥 옷 몇 벌 챙겨서 가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계속 막히더라고요. 호텔이나 펜션 생각하고 갔다가는 저처럼 밤새 찝찝하고 불편해서 잠을 설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며 느낀, 카라반 갈 때 진짜 챙겨야 할 것들 가감 없이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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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픽사베이 |
슬리퍼
카라반에 도착해서 짐을 풀기 시작하자마자 제일 먼저 후회한 게 신발이었습니다. 카라반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인데, 캠핑 특성상 밖으로 나갈 일이 정말 많거든요. 고기 굽다가 젓가락 하나 가지러 들어가고, 물 한 잔 마시러 또 들어가는 걸 대여섯 번 반복하다 보니 운동화 끈 묶는 게 너무 짜증 났습니다.
결국 신발 뒤축을 구겨 신고 다녔는데, 나중에는 신발이 엉망이 되더라고요. 만약 카라반 캠핑 가실 거라면 멋 부리는 운동화 말고, 그냥 발만 쑥 넣으면 되는 크록스나 삼선 슬리퍼 하나는 꼭 챙기세요. 이거 하나 없어서 이동할 때마다 스트레스받았던 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멀티탭
카라반 내부에 콘센트가 분명 있긴 합니다. 그런데 위치가 정말 애매해요. 제가 갔던 곳은 TV 선반 뒤랑 주방 조리대 구석에만 콘센트가 있더라고요. 밤에 침대에 누워서 내일 갈 맛집 좀 검색해 보려는데 충전 선이 짧아서 핸드폰을 거실 바닥에 두고 충전해야 했습니다.
요즘은 폰뿐만 아니라 보조배터리나 워치까지 충전할 게 한두 개가 아니잖아요. 3미터 정도 되는 멀티탭 하나만 가져갔어도 침대 머리맡에서 편하게 폰 보다가 잤을 텐데, 그 사소한 거 하나 안 챙겨서 밤새 불편했습니다. 가족끼리 간다면 콘센트 부족해서 싸울 수도 있으니 멀티탭은 그냥 필수라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취사 도구 바구니
카라반 안에서 요리하면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실내에서는 냄새나는 요리를 못 하게 하더라고요. 고기는 무조건 밖에서 구워야 합니다. 문제는 밖에서 고기를 굽다 보면 소금, 쌈장, 집게, 가위 같은 자잘한 것들이 계속 필요하다는 점이에요.
저는 준비 없이 갔다가 안팎을 열 번도 넘게 왔다 갔다 했습니다. 나중에는 다리가 아파서 고기 맛도 모르겠더라고요. 설거지통이나 작은 바구니 하나 준비해서 양념이랑 도구들을 싹 몰아넣고 밖으로 한 번에 들고 나가는 게 제일 좋습니다. 특히 키친타월은 밖에서 기름 닦을 때 정말 많이 쓰니까 한 롤 통째로 챙겨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개인 수건과 세면도구
이건 캠핑장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갔던 곳은 수건을 인당 한 장씩만 주더라고요. 저녁에 샤워하고 나니 수건이 쫄딱 젖었는데, 산속이라 습해서 그런지 아침까지도 안 말랐습니다. 눅눅한 수건으로 아침에 세수할 때의 그 찝찝함은 정말 말로 다 못 합니다.
펜션 생각하고 몸만 갔다가는 수건 모자라서 낭패 보기 십상이에요. 개인 수건 두세 장이랑 평소 쓰던 샴푸, 치약은 따로 챙겨가는 게 마음 편합니다. 비치된 비누가 너무 작거나 샴푸가 뻣뻣해서 머릿결 망가지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가습기와 조명
카라반은 밤에 히터를 틀면 내부가 엄청나게 건조해집니다. 저도 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따가워서 한참 고생했어요. 공간이 좁다 보니 공기 질에 더 예민해지거든요. 가습기가 없다면 자기 전에 수건이라도 몇 장 흠뻑 적셔서 침대 옆에 걸어두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실내 등이 너무 밝은 형광등이라 밤에 분위기가 좀 안 살더라고요. 다이소에서 파는 싼 건전지 랜턴 하나 식탁에 올려뒀더니 그제야 좀 캠핑 온 기분이 났습니다. 분위기 예민하신 분들이라면 작은 조명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드니 참고해 보세요.
화장실 이용 팁
카라반 화장실은 좁아서 샤워 한 번 하고 나면 온 사방에 물이 튀어서 다음 사람이 화장실 들어가면 양말이 다 젖을 정도로요. 그래서 저는 웬만하면 세수나 양치만 안에서 하고 샤워는 공용 샤워장을 이용했습니다. 공용 시설 갈 때 쓸 목욕 바구니나 젖은 옷 담을 비닐봉지 몇 장 챙기면 훨씬 깔끔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카라반 캠핑이 겉보기엔 화려하고 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사소한 불편함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짐을 바리바리 싸기보다는 제가 말씀드린 슬리퍼, 멀티탭 같은 실용적인 것들 위주로 챙겨보세요. 이거 몇 개만 챙겨도 왔다 갔다 하는 일은 거의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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